디즈니류의 미국애니를 싫어했다.
다들 감동하는 일요일의 디즈니랜드 티비프로가 나오면 확 돌려버렸고,
이상하게 느끼한 신데렐라나 백설공주는 못마땅했고,
인어공주류로 진화(?)한 디즈니애니,
알리바바와 뮬란에 이르러서는 그 편협함과 전형성에 진저리가 나더니
픽사나 드림웍스 같은곳에서 경쟁적으로 쏟아지는
비슷한 스토리의 감동강요 애니에 이르러서는
애가 없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안봐도 되는거, 안 보기로 했다.
그래도 슈렉으로 간신히 진정하고 있던차에..
이번 여름 난리가 난 업 이라는 애니를 역시 늦게 보게 되었다.
장거리 비행 중에 기내 서비스 영화였는데,
보다가... 기겁했다.
스토리 대충 아실테니 넘어가고,
이 쥔공 할아버지와 죽은 그 아내의 우상이었던 모험가 찰스 영감님은 그가 한 모든 모험의 업적에도 불구하고
세인들이 그가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거대새의 존재를 믿지 않자 그 새를 잡아오겠다며
파라다이스 폭포 근처에서 개들을 키우며 그 거대새를 찾는데 평생을 바친다.
아마도 찰스 린드버그가 모델인듯한데,
그에게는 자신의 명예가그만큼 중요했던 것이고,
그동안의 외로움을 보여주듯 자신이 키우는 개들에게 말하는 기계를 달아주기도 한다.
그러다 칼 영감과 러셀 어린이를 만나 반가이 저녁식사 초대를 하는데
이 영감님이 찾던 새는 그 사이에 쥔공 영감과 보이스카웃 소년의 친구 비슷한게 되버린 것을 알게된다.
뭐 40년 전 그 새가 이 새인지 그 새의 손자인지 잘 모르겠지만
여튼 찰스 할아버지는 그 새를 잡아야 하고 주인공들은 새를 지키려 한다.
앞부분에 찰스 영감이 그 새를 찾는 이유를 조금 보여주긴 했지만,
쥔공 칼 영감님과 러셀어린이가 그 새를 지켜야 하는 이유로,
순식간에 찰스 영감님의 40년 걸친 집념은 야욕이 되고 그는 악당이 되어
그의 목숨은 새목숨보다 못한 것으로 취급되고,
그는 자기 뱅기에서 떨어져 죽는다.
세상에...
칼 영감님과 러셀 어린이는
사고를 가장한 살인에, 넘의 비행기까지 약탈하고
일말의 죄의식 없이 룰루랄라 그 뱅기로 집에 돌아와 살기까지 한다.
애들에게 보여주기 겁난다.
내 친구를 해하려 하니 넌 악당이고 죽어 마땅하다.
그리고 악당의 것은 그냥 뺏으면 된다?
서부시대의 총잡이들도 아니고...
찰스 영감님의 입장도 있는것이다.
가족해체의 시대에 부모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러셀어린이와 외로운 칼 영감 그리고 몇몇 동물들이 모여
대체 가족을 만드네 뭐네 하면서 사랑이 어쩌고 감동이 저쩌고하지만.
진정 애들을 위하는 영화라면 찰스영감님을 개과천선 시키거나, 러셀어린이의 아빠를 등장을 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면서 존 윌리암스풍의 주제가 빵빵 때리며 포옹하는 장면으로 끝나는 이런 이기적인 어메리칸영화는
왠만한 공포영화보다 더 무섭다.
올해 본 불쾌한 영화 베스트 3에 속하는 영화이다.
흑... 영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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