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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읽고/드라마,영화

어둠의 아이들.


이 영화는 태국의  아동매춘과 장기매매에 관한 이야기 이다.
등장인물들은 방콕에서 일하는 또는 일 하게 된 기자, 프리랜서사진작가, 자원봉사단원이다.


독일의 뉴스에 가끔 동남아시아에서 아동 매춘이나 변태 매춘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고발하는 프로를 보았다.
오래 전 동남아시아 배낭여행을 할 때 그런 드러운 기름낀 살덩어리들을 직접 보기도 했다.
몸을 팔아야만 하는 그들이 에이즈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배고픔이라고 하던 이야기도 들었다.
내가 사주는 그들의 물건 하나가 그들이 몸을 팔아야만 하는 날을 하루 더 미뤄줄 수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인도에서는 자고 일어나보니 신장이 없어졌다는 괴담도 있었다.
아이들 밥을 사 주기 위해 한쪽 눈을 팔았다는 아저씨의 이야기도 들었었다.

내 눈으로 본 그들은 최소한 미성년은 아니었고,
자신의 운명을 자각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이영화에 나오는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를 표현할 수도 의사를 표현할 수도 없는 지경이고,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수도 없을 뿐더러
몸을 팔다 HIV에 감염되면 검정 쓰레기비닐에 넣어져 쓰레기차에 던져진다.
판다.. 라는 표현을 쓰기도 웃긴 것은. 돈은 어른들이 가져가기 때문이다.


그나마 건강한 아이는 언젠가 때가 되면 일본이나 다른 잘 사는 나라 아이들의 장기 이식에 산 채로 팔린다.
아이들을 마취하고 심장을 떼어내고, 다른 장기를 떼어내고,
그래서 깨어날 수 없는 아이들은
또 검정비닐에 들어갈 것이다.

잘사는 나라의 부모는 내자식을 살리고 싶다는 마음에,
다른 것에는 눈을 감아버린다.
아이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정말 알면서도 그런일을 하고나서 살아난 내 아이를 보면 마음이 편할것 같지는 않은데,

이 영화의 다른 줄거리는 중요하지 않다.
등장인물들의 심리나, 배경이나, 그들간의 갈등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맨 정신으로 
이 영화에 나오는 그런 짓을 정말로 아이들에게 한다는것이다.

어려서 역시  매춘을 하다가 이제는 자신이  아동 인신매매범이 된 등장인물 하나는
산 채로 심장을 빼앗기러 가는 어린아이에 대한 조그만 죄책감을
수술 당일 그녀의 머리를 감겨주고, 
병원으로 들어가는 그녀에게 옷이 잘 어울린다는 칭찬으로 표현한다.  


양석일의 원작인 줄 알았으면 안 봤을지도 모른다.
근데 원작보다 감독의 연출이 더 무섭다.
영화의 표현이 엄청 하드해서,
각 선진국의 백인 돼지들과 일본인 변태들이 아이들을 괴롭히는 장면에선
어떻게 아이들에게 저런 연기를 시킬수 있나 싶어 감독의 변태성마저 의심되었다. ^^;;

그저 에구치 요스케와 츠마부키 사토시가 나온다고 하여 별 생각없이 영화를 보다가,
뭐라고 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버렸다.
분노도 섞여 있지만. 더 생각하고 싶지 않은...  ' 아... 괜히 봤어. 몰라도 되는데..' 하는
그런 복잡한 마음이었다.
그 감정은 아마도 부끄러움인것 같은데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격렬한 감정을 느껴보기도 정말 오랜만이어서. 
나름 심하게 충격을 받은 모양인지
그날 밤의 꿈자리마저 뒤숭숭했다.

바라건데...
모든 아동 변태들과그 관련인물들은,
고대로 세상의 모든 고통과 괴로움을 천천히 천천히 받다가 뒈지기를...

뱃속으로 끓인 밥 들어간다고 다 인간은 아닌것이다.
인간답게 살기가 그리 힘이 든 일은 아닐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