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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읽고/드라마,영화

일드 무리한 연애



연말 연초, 한 해를 마감하는 방법으로 선택된 드라마 몰아보기로
무엇을 볼까 고민하다 고른것이 
무리한 연애 인데...
마치 결혼 못하는 남자가 한 20년 지나면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겉으로 보이는 내용은
60먹은 할아버지가 딸 뻘의 여성을 만나 반하고 그녀의 사랑을 얻기위해 노력하는 이야기.. 정도라 볼 수 있는데,
작년 봄에 방영될 땐 이런 시놉이 맘에 들지 않아 나츠카와 유이 상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패스했었다.
근데, 이거... 재미나다.

등장인물들은 다 예술가 들로
예전에 록 밴드로 전성기를 누렸던 성공한 음악 프로듀서 단카이 세대 할아버지 .
배우를 꿈꿨지만 잘 되지 않아 티비의 재연배우로 만족해야 하는 35세의 주인공 여성,
그리고 그녀의 남친인,착하고 잘 생기긴 했지만,
자신의 재능이 형편없는 것을 확인하게 될까 두려워 글을 쓰지 못하는 생활능력 제로의 작가 지망생.
이 세사람의 삼각관계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대단히 유쾌 유쾌...  

사실 예술업종에 있는 사람들에게 제일 힘든 시기는 35세 전후일것이다.  
이 업종은  연차 라는것이 없는 업종이라...
이미 그 전에 떠서 잘나가는 후배나 동료들은 신나게 잘 나가고 있고,
35세면 기운도 빠지고, 이것이 과연 내 길인지에 대해  슬슬 의문이 들 때이며,
여자는 여자대로 남자는 남자대로 생활이냐, 이상이냐에 대한 고민을 해야하기 때문인데,
드라마는 이러한 지점에 와 있는 두 젊은이와,
아마도 35세 이전에 떠서 그 마음으로 평생을 살아온 한 음악가가 60이 되어서 새롭게 깨닫는 현실을보여주며 
나이와 편견을 뛰어넘는 이해를 보여준다. 
인생을 경험한 할아버지가 인생과 예술에 대해 날려주시는 조언들은 마음에 진정 와 닿는다.



주인공을 맡은 사카이 마사아키 상은 실제로 1961년 데뷔한 더 스파이더스 라는 그룹의 보컬이셨는데,
이 드라마의 주제가도 불렀다.
보통 드라마를 연속으로 보다보면 주제곡이 나오는 부분은 스킵하게 되는데, 이 노래는 매회 즐기면서 듣는다.
게다가  성공한 음악 프로듀서로 나와주시는 만큼 매회 발군의 패션센스를 뽐내 주시는데, 
자주색 바지에  연한 핑크 자켓, 굵은  파란 줄무늬 넥타이의 매치에서는 쓰러졌다. ^^;;
정말 이런 할아버지라면 같이 데이트해도 즐겁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멋지다.

마지막 회 한 편을 남겨놓고 있는데, 
세사람의 관계가 궁금하긴 하지만, 이쯤 되면 누가 누구와 이어지는 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보다가 생각했는데, 
좀  힘이 들겠지만... 언젠가 한국에서 이 드라마를 리메이크 한다면.... 김창완 아저씨가 주인공 하셔도 증말 재미있겠다.
드라마에 아직도 "록" 한 기분으로 사시는 할아버지의 친구 카페 주인이 나오시는데, 그분은 배철수 아저씨 원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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