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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여러일들

카레를 먹다가 해보는 생각.




어렸을 때 티비 선전중에 "일요일엔 오 ** 카레~~ " 라는 노래가 나오는 카레 선전이 있었다.

그 선전의 영향인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은하철도 999를 보고 받은 감동이 아직 다 가시기도 전에
일요일 점심에는 국수나 카레를 주로 먹었다.
(우리집 식구들이 팔랑귀인걸까.... )
여튼
은하철도 999를 보면 메텔과 철이가 먹는 음식중에 우동같은 국수 외에
요상스런 색깔의 꿀꿀이 죽같은 음식이 있는데,
그것이 카레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었다.
어쨌든 나는 카레를 너무나도 좋아했고 그래서 늘 크면 인도로 가서 살겠다고 했었다.
인도에는 고개만 돌리면 여기저기 카레가 있을것 같았나보다.

카레를 먹기위해서는 아니지만 넘들 다 가는 유럽 배낭여행 갈 돈이 모자라,

돈되는 거리까지만 서쪽으로 가 보자 하여 갔던 인도에는 카레가 없었다.
카레 비슷한 걸쭉스런 음식류는 많았지만, . 카레는 없었다.
비엔나에 갔더니 정작 비엔나 쏘세지는 우리나라것 처럼 작고 동글동글한 줄줄이가 아니라
길쭉한 모양의 보통 소세지였던것이 유사하다면 유사한 경험이겠다.

인도에 가서 처음에는 인도인이 만드는 중국식 볶음 국수만 일주일을 먹었다.
일주일이 지나자 쌀을 향한 내 본능이 나를 현지인들과 같이 쪼그리고 앉아
카레향 나는 죽과 보슬보슬한 쌀을 티스푼으로 퍼 먹게 만들었다.
그 때 까지도 손으로 먹을 수 있는 내공은 쌓이지 않았던 것이다.
뭐... 2달 후엔 손으로 먹긴 했다.

유학을 나오는 내 짐가방에는 가루카레 1Kg이 들어있었다.
내가 처음 떠났던 그 시절에, 그 작은 도시에는 한국식품점이 없었다.
어쨌든 생각나는대로 다 챙겨 오다보니 노랑 포장지의 카레가 큰 봉투로 하나 들어있았다.
그 카레를 다 먹고 나서는 일본 카레를 사 먹었다.
그러다가 이 곳에서 만난 동남아시아 및 인도인 친구들덕에 이 카레 저 카레 다 섭렵하게 된다.
태국에도 카레가 있고 말레이지아에도 카레가 있고, 인도인들도 카레를 먹는다.
카레에 넣어먹는것도 별거별거 다 넣어 먹는다.
카레 소스를 끓이다가 아무거나 넣던가, 아무거나 볶다가 카레소스를 만들어 넣으면
그것이 곧 그것이 들어간 카레가 되 버린다.
그것이란 단어는 닭고기, 양고기, 야채.. 등으로 대체가 가능하겠다.

첨에는 강한 향 때문에 꺼려 지다가도 맛들이면 자다가도 생각이 난다.
어떤 재료도 카레의 향이 덮어 버려서 그 음식의 이름은
카레맛. 무엇이 아닌. 무엇 카레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인도라는 나라랑 비슷하다 라는 생각도 든다.

카레 따라 이나라 저나라 떠돌아 다녀 보아도...
한 번씩 코끝에서 빙빙 도는 냄새는 어려서 먹던 카레라이스의 향기다.
어려서 백화점 식당에서 먹었던 오무라이스나,
졸업식, 입학식 후에 먹었던 짜장면과 동급에 있는
카레라이스. 말이다.
커리... 가 아니다. ^^;;


어쨌든..
음식중에는 먹다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음식이 있다.
그런걸 추억이라고 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