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 밖에 여러일들

끝이 좋으면 다 좋다.


라는 책이 있는데,
뭐, 세익스피어를 좋아하지는 않아서 읽은 적은 없다.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는데, 
그 여러가지 일들을  참 열심히 한 여름이었던것 같다.
실속은 그닥 없었고, ㅎㅎ
몸도 많이 힘들었지만,
이제는 막바지 다.

이번 여름에 거의 유일하게 본 영화가
구로사와 아키라의 "비 그친 후".
그가 써 놓은 각본으로 그의 사후에 만들어진 영화인데,
그의 제자인 고이즈마 다카시가 감독한 시대극이다.

영화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소개하겠지만. ^^
극중 끝없이 내리는 비를 보고
누군가가 "이 비, 언제나 그치려나.."
라고 하는 푸념에 살짝 도인스러운 사무라이 주인공이.
활짝 웃으며
"언젠가 그칠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비는 모두 그러했으니... "
라고 말 한다.

거장이라는 분들이 주시는 즐거움중에 하나, 
평범한 것으로 한 방에 인생의 진리를 보여 주시는것 .

                                                                                                                                                     며칠전  이태원근처

할 일이 아니었던 일은 놓아버리게 되고,
해야만 했던 일은 대충 진행되었다.
인연이 다 한 사람은 더 이상 보지 않게 되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도 되었다.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을 것이다.

올 여름의 끔찍스러웠던 비가 그친것 처럼
이제는  지나가는 때 인가보다.

오늘,  엄니 압지가 평생 소원이시던 유럽여행을 떠나셨다.
한 열흘 여기저기 구경하시고   베를린의 우리 집에 오실 것이다.
나는 여기 일을 마무리하고 독일에 돌아가
이틀 동안 미친듯이 !!!! 집을 치우고  ㅜ.ㅜ
엄마 아빠를 맞이해야 한다. 

그래도 내가 독일에 돌아가는 날 밤에 존경해 마지않는 토마스 콰스토프 님의공연이
쉴러 테아터에서 있는  바람에
두번 생각 안하고 표를 사 버렸다. 
그분의 노래를 들으면서라면 시차 때문에 잠이 들어도 좋을듯 하다.

며칠 내 집에서 부모님이 쉬시고 나면
돌쇠의 고향으로 같이 여행을 다녀 올 것이고,
부모님이 떠나시고 나면
나는 또 다른 일 때문에 한 열흘 프랑크푸르트에 가야한다.
그래도 그 곳은 친정같은 언니와 그의 가족들이 있으니 좋다.

결국 내가 정말로  조용히 혼자 남는 것은 11월이나 되어야 가능한 일 이겠는데,
그래도 이 이후의 계획들은 다 좋은 사람들과의 일들이니
마음이 기쁘다.

오늘 서울에는 비가 많이 오고,
이 비가 그치면 추워질 것이라는데,
추워질 때도 좀 되긴 했다. 
 
서울에서 보낼 마지막 일주일.
좀 평화로우면 좋겠다.





'그 밖에 여러일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  (14) 2011.10.20
가을  (14) 2011.10.09
살아는 있답니다.  (16) 2011.09.13
다시 웃어 볼까?  (16) 2011.08.27
올 것이 온 것인가.  (8) 2011.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