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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읽고/무대,사람.

Bossarenova in A-Trane.

또 여행기 말고 딴짓한 얘기.. ㅎ

얼마 전에 이웃이신 Blueprint님이 Nouvell Vague를 설명하면서
Bossa nova와 같은 뜻이며,
신물결이니한글로 하면 신파.라고 해석이 가능하다는 재치있는 글을 남기셨는데,
그렇게 따지자면 여기  재신파 (再新波) 라고  풀이가 될 만한 그룹의 공연이 베를린에서 있었다.
이름하야. Bossarenova.

언젠가 소개한 보사노바계의 왕언니 Paula Morelenbaum
두명의 독일인과 2009년 보사노바라는 흐름이 생긴지 50주년을 기념하여 결성한
프로젝트트리오이다.
이들은 지금은 2011년 투어중인데, SWR 빅밴드와 같이했던 2010년의 공연보다 좋다.
이것은 순전히 빅밴드를 별로 즐기지 않는 나의 취향때문.

Paula Morelenbaum이야 더 이상 소개가 필요 없을만큼 유명하시니 생략.
피아노와 프로듀스를 맡은 Ralf Schmid는 허비 행콕 이나 랜디 브랙커 같은 뮤지션과 같이 작업을 한 적이 있으며,
트럼펫을 부는 Joo Kraus와는 오래 전서부터 듀엣으로 연주를 해왔다. 
 

                                                                                                         독일의 거리는 어둡다. 게다가 주택가는... ^^;;

공연이 있었던 A-Trane은 1992년에 생긴 작은클럽으로
Diana Krall과 Winton Masalis를 비롯하여,
왠만큼 유명한 재즈뮤지션들은  베를린에 오면 한번 씩 거쳐가신 베를린 대표 재즈바.
 
집에서 정말로 걸어가면 오분거리인데,
아침형 인간인 나는 밤 10시나 12시에 시작하는 공연이 제법 부담스러워 자주 가지 못한다.
그래도 파울라 모렐렌바움이 오시는데 허벅지를 찔러가면서라도 들으리라..

                                                                                                        벽에는 그 동안 공연한 음악가들의 사진과 CD

입장료는 20유로 안팎이고, 예매는 불가능하지만 좌석예약은 할 수 있다. 
공간이 크지않아 서서듣는 사람까지 꽉차도 100명을 채우기 힘들다.
허니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가뿐만 아니라 이곳 무대에 서는 뮤지션들은
돈 때문에 이곳에서 공연하는 것이 아니다. 

                                                                            공연중에 바에서 들리는 칵테일쉐이커소리는 퍼커션으로 생각하자. ^^

밤10시가 되어 클럽 사장님, 무대에 올라오셔서 트리오 소개와  CD 선전을 하시고,
공연이 시작되어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리는데,
역시 CD나 큰 공연장에서 듣는 것과는 큰 차이가있다.
그녀의 하늘색 목소리를 베를린에서 들으니 정말로 좋다.   
당연히 Jovim의 곡들을 필두로 한 보사노바의 스탠다드 넘버외에도
비틀즈의 Black Birds를 비롯, 귀에 익은 곡들을 재해석 하여연주하는데,  
기존의 퍼커션에 전자장비를 제법 이용한다.

트럼페티스트 Joo Kraus는 트럼펫 외에도 플뤼겔 혼을 연주하면서
이펙터와  때때로 랩까지 하는 파격을 선보였으나, 
스트레이트 한것을 좋아하는 나는 그런 곡들은 조금  별로.. ^^;;
그래도 Samba de Verão 를 연주할 때는 놀라운 휘파람실력으로 관객을 즐겁게 해 주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슈만의 가곡집 "시인의 사랑" 중에서  
Ich grolle nicht (나는 울지 않으리.)를 편곡하여 만든 Pra que Chorar는
공연의 백미.
슈만의 서정적인 멜로디를 보사노바의 리듬과 그녀의 목소리로 치장하였다.
정말로 아름답다.


두시간 가량 공연을 하고
앵콜 곡으로는 유명한  Mas que nada를.
당연히 앵콜이 이어졌는데,
음.. 레파토리가 별로 없으신가보다.
아까 전에 하신 노래를 두 곡이나 재방송 ㅎㅎ

                                                                           창문에 비친 그들의 모습.^^ , 이 클럽의 창문은 완벽방음 3중창. 히히

아무래도 Casa앨범에서 듣는 그녀의 음악에 익숙하다보니, 
그것과는 조금 다른 Bossarenova의 음악이 살짝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예술가들의 본분은 늘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세상을 개척하는것.
제법 추운 겨울 밤에 와인 한 잔 앞에 놓고
그녀가 불러주는 노래를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 앉아 들을수 있는것 만으로도 좋았다.

                                                                                            왼쪽부터 랄프 슈미트, 파울라 모렐렌바움,  요 크라우스
 

아쉬움이라면,
이 가게 , 현찰 밖에 안 받는 바람에..
입장료 내고나니 돈이 모자랄 듯하여,
한 잔 더 마시고 싶은데 참아야 했던것 ,,, 정도...? 히히
음. 사실은 마르가리타가 마시고 싶었는데..ㅜ.ㅜ


이런 공연을 볼 때마다 느끼지만, 
음악에 푹 빠져 접신의 경지에 이르러 온 몸을 흔들어대는 독일인들,
그 와중에도 표정은 어찌나  터미네이터스러운지... 
미스터 빈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데,
웃음을 참느라 매번 좀.. ^^;;

위에 소개한 Pra Que Chorar는 유튜브에 있긴 하지만.
작년에 빅밴드와 같이한 클립이라 별로 맘에 안든다.
하여 가져오려다가 생략. ㅠ.ㅜ


이전에 포스팅한 그녀와 그녀의 남편 , 그리고 그들의 친구가
모두의 친구네 집에서 만든 앨범인 Casa에 대한 소개를보고싶으신 분은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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