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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읽고/책,그림,소리,

글을 읽는 즐거움, 카잔차키스,일본 중국여행.

글을 읽다 보면 그 글을 쓴 사람이 보이는 경우가많은데,
그것은 소설보다는 에세이나 여행기에서 더욱 그러하다.

하여 소설을 보고 관심이 가는 작가는 될 수있는대로 그의 다른 글 들을 구해보곤 하는데,
카잔차키스는 조금 경우가 다르다.
보통 유명한 그의 책인 그리스 인 조르바는
조르바라는 사람 자체에 별로 공감할 수가 없어 읽기가 불편했고 결국 다 읽지 못했다.
아마 그 책을 향한 모든 이의 열광에 엇나가고 싶은 맘이있었을지도..
그러다 보니 그의 다른 책들도 일단 뒷전으로 미루어놓았는데,
이번 여행기를 읽다보니,
카잔차키스의 위대함이 마음으로 들어왔다.


책은 1935년 일본과 중국을 여행하고 쓴 글과,
그 20년후  다시한 번 동유럽과 러시아를 거쳐 중국, 홍콩 ,일본을 여행할 때 적은 그의 메모에
그의 부인 엘레니가 첨글하여 쓴 20년후 라는 에필로그의 두부분으로 나뉠수 있다.

1935년의 여행기에서는
그의  예술과 역사, 그리고 인간의 내면을 꿰뚫어보는 향한 탁월한 안목으로
동양의 신비감과 정신세계에 대한 외경심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인간의 본질에 관한 날카로운 비판도 잊지 않아
두 나라의 사소한 것의 이미지와 일련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대동아 전쟁이 벌어지기 직전의 산업주의와 제국주의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일본과 일본인을, 
구사상과 새로운 물결, 그리고 탐욕스러운 외세에 쓰러져가는 중국을 단 몇 마디의 말로 표현해 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를 통한 두 나라의 저력과 미래를 조심스레 가늠하는 그의 글은 
글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의 높은 경지를 선사한다.

글 전체를 통하는 그의 금욕적인 성향이나,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지만 늘 인생과 타인에 생각하고 고뇌하는 듯한 그의 인간성은
결국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기에는 아직 내가 덜 너그러웠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게한다.

몇몇 인용하고 싶은 부분도 있으나,  너무 많아 쓸데없는 짓 같기도 하여 관두기로 한다.

그리고 이러한 번역작품의  완성도중 40퍼센트는 번역자의 힘이라고 생각하는데,
모 출판사에서 나온 카잔차키스의 전집은 모두  훌륭한 번역자 들의 글이니
즐거움이 배가 된다.

고로.. 읽을 책이 왕창 늘어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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