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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여러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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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날. 어버이 날을 맞아, 전화를 집에 했다. 하루 일찍. 어제. ^^ 오늘은 독일의 어머니 날 이기도 하다. 5월 첫째주 일요일인듯 한데, (내가 어머니가 아니라 모른다.ㅋㅋㅋ ) 어버이날이 아니라 엄마 날이라 첨에는 좀 웃었다. ㅎ 돌쇠는 엄청 늦둥이 막내로 태어나 형과의 나이차가 10살이다. 샘 많은 다섯 살 위의 누이는 늦게 나타나 엄마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동생이 제법 미웠던듯, 동네 구멍가게 아저씨에게 그집 고양이와 동생을 바꾸자는 딜을 시도하기도 했다는데, 뭐 실패로 돌아갔다. 자식들이 다 커서 이기는 하지만, 아버지 먼저, 그리고 5년 후에 어머니도 돌아가셨다. 내가 돌쇠를 만나기도 전 일이다. 여튼 돌쇠와 결혼 한 후 돌쇠가 꼬불치고 있던 엄청나게 많은 그 분들의 물건들을 정리하는 것이 나의..
연휴. 부활절 연휴. 토요일에 가게들이 문을 열기는하지만. 주말이니까. 성 금요일부터 부활절 월요일까지 4일. 한국 식으로 초,중,고딩들은 학교도 부활절 끼고 한 두주 정도 방학이다. 보통의 독일가정들은 온 가족이 상봉 한다던지, 부활절 선물을 준비 한다던지, 뭐 그런것도 하는데, 나랑 돌쇠는 그럴 일도 없고, 티비도 없으니, 벤허, 성의, 십계,천지창조.. 뭐그런 영화도 볼 수 없다. 제사도 없고, 외국인장기자랑도 없는 연휴는 좀 이상하긴 하다. ㅎ 하여 우리의 이번 연휴 목표는 할 수 있는 한 게으름 피워보기. 날씨도 딱 게으르기 좋은 날씨다. 내일 하루가 더 남았는데, 지루하다. 역시 게으름도 타고나야 하나보다. ㅎㅎ
정신없어... 1. 3월 들어서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것 같다. 친척뻘 되는 아이 하나가 축농증인줄 알고 병원에 갔더니, 말도 안되는 희귀한 병에 걸려있더란다. 애가 셋이나 있는 젊은 아이인데, 한국에서는 수술도 어려워. (병도 희귀한 병인데다가, 수술경험이 있는 의사도 현장에 없다고 한다.) 미국이야, 독일이야 병원을 알아본다고 오만 난리 다치고, 미국으로 갔다. 수술을 하고, 회복에 방사선 치료까지, 엄마를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르는 그 집의 세 아이를 생각하면 맘이 안 좋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 오늘이 수술이었는데, 잘 되었기를 바랄뿐이다. 2. 그렇게 정신없는 와중에 일본에 지진이 났다. 아침에 눈뜨자 마자 본 뉴스에서 그 소식을 듣고 위치가 후쿠시마라는 것을 알기 전까지 마음이 두근두근했다. 일본엔 일제시절..
도와주진 못해도 말이다... 욕하거나 헛소리는 말아줬으면 한다. 모니터 뒤에 숨어서 자판이나 두들기며 이런저런 욕질과 악플 다는 분들이나, 자기를 신처럼 믿는 살짝 맛이 가신 무리들에 둘러싸여 헛소리 내뱉는 한국의 개신교 대장 노인네. Foto: REUTERS 위 사진의 여인의 눈을 바로 쳐다보면서 그 말을 할수 있겠는가..? 느닷없이 모든 것 다 잃고 그래도 살기위해 안간힘 쓰는 사람들에게 그러면 안된다. 같은 인간으로 쪽팔리다.
2월 1, 노세노세.. 사실 예정대로라면 지금 또 한국가는 짐을 싸고 있어야 하는데, 하려던 일을 엎었다. 여기는...? 인천공항 ! 그래서 놀아도 된다. 돈 버는 일이었지만, 상대가 너무 일을 구리게 하는데다가 이상하게 명쾌하지 않다. 열라 일만 하고 돈도 못받는 수가 생길지도 모른다 싶어 내가 엎어버렸다. 내가 일 하는 분야에는 그런 일이 종종 있다. 괜히 돈 몇푼에,인정에 끌려 일 하다가 돈도 못 받고 자존심 완전 박살난 일이 한 두어번 있다. 이번일도 85프로 이상 그런 스멜이 풍풍... 세번 같은 실수를하는것은 바보다. 고로 노세노세.....흑. 2, 운동 노느니 땅판다고 ^^;; 한국 갈 일도 없어졌으니 운동이나 한다. 피트니스 끊어서 타고, 들고, 달리니, 그 동안 퍼진 근육들이 비명을 지르는구나..
프랑크푸르트에서 설날을 독일 온지 얼마나 됬다고 또 싸돌아다니냐고 한다면 할말 없지만, 돌아오니 춥고 심심하고 돌쇠는 눈돌아가게 바뻐 꼴보기도 힘드니, 또 어디론가 갈까 하는 맘이 뭉글뭉글 솟아오른다. 요 동네만 와도 산 비슷한것들이 있어 맘이 좀 편하다. 그럴때 제일 만만한 것이 프랑크푸르트 근교에 사는 선배. 작년에 다녀오면서 포스팅 한 번 했지만, 고등학교 대학교 선배에 베를린에서 같이 공부했으니, 질긴인연이다. 돌쇠와 둘이 똘랑 일 하면서 사는 내게, 내 또래의 가정이란, 가족이란 무엇인지 넘넘 잘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내 독일 친정이라 할 수 있겠다. 마침 뱅기표도 싼넘이 떴다. 작년에 부산스러웠던 관계로 일년만에 선물 싸들고 가보니, 애들은 훌쩍 크고, 언니랑 형부는 그대로다. ^^ 맨날맨날 삼시세끼 다 얻..
축축해요. 베를린. ㅎ 네달 반 만에 베를린에 오니 날은 따시고 축축하다. 그간은 다녀오면 개판 오초 전이 었던 집이. 이번에는 시간이 길어 개판 오분 후가 되었고, 돌쇠의 허리 둘레는 수퍼맨이 1초 걸려 돌아야 할 정도로 멀어졌다. 이제는 진정 그가 나를 사랑한다면 생명보험 하나 쯤은 더 들어줘야 한다. 방자하게 내 책상에 스믈스믈 올려놓은 자신의 물건들을 쿠쿠 가득 해 놓은 밥 한 솥으로 퉁 치려 하지만, 어림도 없다. 하루에 한 가지씩만 치우고 침대로 기어들어 온다. 이번 주는 아마도 내내 이럴것이다. 돌쇠군, 집 뒷쪽의 창고로 쓰는 복도의 물건들을 정리한 답시고 난리를 쳐 놓았는데 주말까지 다 치울꺼라고 개맹세를 한다. 나의 대답, "벌써 월요일인데, 주말까지 되겠어...?" ㅎ 머. 살면서 욕하면서, 화내면서, 치우다..
음.. 아마도 이번에 좀 오래 있었나보다. 어제까지는 단지 비행기 타는 것이 싫을 뿐이었는데, 오늘 언니랑 동생네랑 점심 먹고, 안녕하고, 집에 와서 짐 싸기 시작하고, 돌쇠가 먹고 싶어하는 깻잎 사고, 이코노미 여행자의 영원한 공포인 짐 무게 달아보기 하고, 자던 방바닥 걸레질 하고나니, 좀 서운하다. 엄마도 아빠도 두고가기 미안하고 늙어버린 울집 멍멍이도 두고가기 미안하다. 다시 오게 될텐데도, 그래도 마음이 안 좋다. 아마도, 이번 방문이 재미가 있었나보다. 나에겐 말이다. 다음 포스팅은 벨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