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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여러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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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EX에서 온 초콜렛 얼마 전 일 때문에 한국에 짐을 보낼 일이 있었다. 받는 곳의 어카운트로 보내면 되는 일이어서 그 쪽에 택배회사를 지정하고 내게 알려주길 요청하였다. DHL 과 Fedex는 피해달라고 부탁을 했었는데, 이유인즉슨.. DHL은 부정확하고 드럽게 불친절 하기 때문이고. Fedex는 마지막의 배송업체를 하청을 주기때문에 그들 간의 의사소통이 좋지 않아 몇 번 불편을 겪었던 나의 경험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하신 한국의 상대는 Fedex를 꼭집어 계좌를 개설하시고 내게 알려 주신다. 장하다. 물론 일은 진행이 잘 되지 않았고, 짐은 나가야 하는날 나가지 못했으며, 나는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았고, 살벌하게 비싼 페덱스의 고객센터 전화를 엄청나게 오래, 많이 해야 했다. 전화를 많이 해야했던 이유는 상담..
동네 산책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랜만에 날이 좋았다. 이상하게 바람은 아직도 차지만, 아침부터 온종일 해가 나서 청소도 하고 이불도 널고 슬슬 걸어볼 겸 나간다. 내가 좋아하는 코스는 집에서 서쪽으로 서쪽으로 걷기인데, 한 30분쯤 걸어가면 호수가 하나있다. 베를린 석촌호수다. ㅎㅎ 한국집이 석촌호수를 바로 끼고 있으니, 여기서도 비슷한 곳을 찾게 되나보다. 한국에선 곧 선거라고 하는데, 투표라는 것을 할만 한 나이부터 객지 생활을 하느라 한 번도 국민의 권리라는 것을 행사해 본적이 없다. 언젠가 이라크전쟁후에 사담 후세인이 죽고 총선거인지 뭔지를 할때 독일에 있는 이라크인이 자기는꼭 선거를 할 꺼라고 하면서 자기들은 독일에서도 선거를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조금 쇼크를 받았었다. 왠지 속으로 이라..
크레파스 이야기 어제는 동생의 생일 이었다. 각별하긴 하지만 서로 끈끈하지 않은.. ..! 성격들이라 이번에 독일 오고선 한 번도 통화를 하지 않는 것이 생각이나서,^^;; 아침에 눈뜨자 마자 동생의 핸디로 전화를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조카 이야기가 나왔는데, 워낙에도 그림을 좋아하고 잘 그리는데, 학교 미술대회에서 늘 은상이나 동상만 받던 아이가 이번에 금상을 받았단다. 그래서 동생이 어떻게 해서 금상을 받았냐고 물어보니, 내가 사다준 크레파스로 그려서 그림이 잘 그려졌다는 기특무쌍한 이야기를 한다. 온 집안에 하나있는 3세대라.. ㅋ 한국 들어갈 때는 늘 그녀석 선물을 제일 많이 신경쓴다. 매년 아이가 감당할 만한 미술재료들을 사주는데, 올해 쯤 수채화를 할 수 있겠다 싶어 작년에 수채화 연습을 할 수 ..
김치 해먹기 김치를 담궜다. 담궜다가 맞는지 담았다가 맞는지 둘 다 맞는지 모르지만 여튼. 한국에서 오면서 가져 왔는데,거의 다먹은 데다가, 날은 추워도 계절은 봄이라고 시장에 나가면 오만 제철 채소가 다발로 놓여 있으니 그 유혹을 피하는 것도 힘들다. 김치라는 것은 다단계의 심한 중노동 이므로 매번 벌 서는 심정으로 만들어 먹지만, 몇 번 파는 김치를 사서 먹고는 돈 아까워 버리지 못하는 나의 성격과 가난을 저주 하느니, 그냥 해 먹는것이 낫겠다 싶은 맘이다. 안 먹어도 되는 것이 김치 이지만, 있으면 부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 문제는 늘 김치를 할 때 마다 재료의 구입 과정에서 이성을 잃고 이것 저것 사서 몸이 힘들어 꺽꺽 거리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인데, 이번에도 역시 이성을 잃었다. 배추야 여..
안녕, 전화기. 옛날, 옛날 한 옛날에. 유학 이란것을 처음 나와 말설고 낯설은 독일 땅에서 내 머리위로 지붕 하나 구해 놓고서 제일 먼저 장만 한 것이 전화와 오리털 이불, 그리고 커피 메이커였다. 오리털 이불은 베를린으로 이사하면서 버렸고, 커피메이커는 몇년전 이사하면서 유리주전자가 깨져 버렸다. 전화기는 아직도 쓰고 있었다. 전자제품 양판점에서 특가상품으로 나온것에 10미터 짜리 줄을 달아. 몇년 전 놀러온 동생이 줄 달린 무선전화기라며 놀려대기도 했었다. 새 물건을 사는데 별로 관심도 없고, 깨끗하게 쓰는 편이라, 보통 뭔가를 사면 옷이건 전자제품이건 오래오래 쓴다. 그래도 물건이라는 것도 사람처럼 수명이라는 것이 있고, 이런 물건들도 쓰다보면 왠지 나름의 의지가 있는듯한 생각이 드는 때도 있다. 이 녀석이 이제..
I Pad, WePad 그 다음은..? I Pad가 나와 마구마구 팔리자, 베를린에 있는 작은 IT 회사가 분발하여 대항마를 만들어냈다. 이름하여 We Pad. 참 상상력 없는 이름이지만 뭐. ^^;; 크기는 A4보다 조금 작고 두께는 13밀리미터라고 하는데 리눅스 운영체제에 여러가지 프로그램이 내장되어있다고 한다. 두가지 버젼으로 비싼 쪽은 HD 화면 이란다. 그 싸이즈에 화질이 얼마나 큰 차이가 날지는 모르겠다만... 싼 넘은 450유로 비싼 넘은 570유로. USB지원되고 내장 카메라 있고, 왠만한 소프트웨어에는 다 오픈되어있다니, 약간 폐쇄적이기도 한 애플이 못마땅한 사람에게는 좋을지도 모르겠다. 20,000대 선주문 들어왔다고 한다. Copyright © 2010 AFP 여러가지 기계들이 속속 나오고, 많은 사람들은 어제까지 없었던 ..
영화 슬리퍼스의 신부와 현실의 성직자들. 슬리퍼스라는 영화가 있다. 출연진이 심하게 빵빵해서 신나는 액션을 기대하고 봤다가는 무거운 마음에 잠을 설치게 되는 영화다. 로렌조 카카테라라는 작가가 쓴 소설을 바탕으로 1996년 배리 래빈슨이 만들었다. 뉴욕의 빈민가인 헬스키친의 네 소년이 불행한 사고로 소년원에 가게 된다. 그냥 몇년 소년원에 있다가 나오면 되는줄 알았던 이들은 소년원의 간수들에게 끝도 없이 폭행당하고 추행당한다. 네 소년은 죽을 때 까지 이 수치를 아무에게도 말 하지 않기로 하고 소년원에서 나온 후 각자의 삶을 사는데, 그 중 갱단에 몸담게 된 두 소년이 폐인이 된 제일 악랄했던 간수를 식당에서 우연히 발견한다. 소년들은 늙고 추해진 그 간수를 알아보는데, 그 간수는 자신이 인생을 망가뜨린 소년들을 알아보지 못한다. 소년들은 그를..
한국에서의 마지막 주는. 클라이언트가 걸어제낀 최후의 딴지로 말미암아 제법 흥미진진했던 데다가, 때 아닌 감기에 난생 처음 겪어보는 황사의 후유증으로 목소리가 안나와 마지막 미팅에서는 소근소근 속삭이는 참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진이 있는대로 다 빠져버린 한 주였다. 그 핑계로 블로그에 포스팅도 열흘 넘게 절대 안했다. 왕창 걸린 감기에는 장거리 비행이 정말정말 훌륭한데..( ! )ㅜ.ㅡ , 25일에 베를린에서 중요한 일이 있는 관계로 일정을 미룰 수 조차 없어, 다만 비행기에 사람이 적기만을 바랬지만, 봄을 맞아 유럽으로 단체 여행을 가시는 분들이 엄청 많았고, 그나마 내 옆의 좌석이 빈 것을 하늘에 감사하며, 의자 밑의 산소마스크를 빼서 좀 써도 되겠냐고 묻고 싶은 맘을 꾹꾹 눌러가며 왔다. 베를린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