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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여러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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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우동. 1라운드를 뛰었다. 라는 표현을 쓴다. 나는 한국에 와서 일을 할 때 싫은 사람, 짜증나는 사람 , 거만한 사람들을 만나야만 하는 상황과, 그들이 속해 있는 모임에 나가서 방실방실 웃어줘야 하는 사태들, 어중간하게 친하지만, 피할 수 없는 모임 등을 넘기고 나면 이런 표현을 쓴다. 이번에는 내 일 말고도 돌쇠의 일이 걸려있어서, 첫번째 회전을 뛰게 된 속도가 좀 빨랐다. ㅎ 어떤 축하의 모임 같은 곳이었는데, 그곳의 중요한 관계자들이 주인공을 축하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돈독한 친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그들 끼리 뭉쳐서 우글우글 하더니, 다시 주인공이 그들에게 수줍게 권하는 식사를 슬쩍 거절하고는 (뒤로 중얼대는 이유가.. 난 그 식당, 싫어.. 였다. ) 와르르 자기들끼리 밥 먹으러 나가버리는 사람..
한국에 오면. 덥다. 하늘은 좀 흐린데, 여름에도 흐리면 무조건 추운것에익숙해 있던 내게, 흐린 날씨에도 더울 수 있다는 것은 늘 조금 낯설다. 핀에어 타고 왔는데, 서비스는 저가 항공수준이고.. 켁.. KLM 보다 맛없는 기내식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심지어 유럽노선은 맥주를 돈 받고 판다. 헬싱키 공항은 엄청 썰렁하고, 카페의 맥주 한잔은 자그마치 7유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행시간이 2시간 짧다는 것은 엄청난 메리트. 해뜰 때 생기는 저 핑크빛 띠를 비너스의 허리띠라고 한다던데, 모처럼 창가에 앉았는데, 날개 바로 위라 꽝이었다. ㅜ.ㅡ 화요일에 돌아와 수요일,목요일에는 급한 일부터 미친듯이 보러다니고, 일이 생각보다 진행이 빨라. ㅋ 오늘은 하루 쉴거다. 독일은 늘 일이 생각보다 느려지는데, 이곳은 늘 빠르다...
가자. 독일에서 쓰는 2010년의 마지막 포스트. 이제는 빼도 박도 못하고 가야 한다. 어제 오늘 계속 비가 뭐 같이 오더니, 정말 추워져서 오늘은 낮 최고가 15도가 안된다. 머 이런때 다시 한 번 여름을 당하러 한국에 가는것도 ^^ 우리 집안식구들은 제법 머티리얼(!) 해서 그들이 제일 싫어하는 선물은 마음의 선물. 말로는 " 됐다. 아무것도 필요없으니 그냥 와라.. " 하지만.... 흥! 조카 쓰레빠.. 동생네 커피잔. 압지 모자. 동네방네 나눠드릴 쪼꼬!! 기타등등 기타등등..ㅜ.ㅡ 사실 한 두해 잠시 외국에 사는 것도 아니고, 몇 년에 한 번씩 들어가는 것도 아니니, 뭘 그리 맨날 챙겨야 하나 싶어 짜증이 좀 난 적이 있어. 한 번 진정으로 제낀 적이 있는데, 좀 높은 강도의 심적 고통을 당하고, 반성..
8월의 마지막주가 .. 시작 되었다. 30, 31일이 다다음주에 붙어 있긴 하지만, 그 날들은 내가 비행기에서 잃어버릴 날들이므로 빼고, 이제는 슬슬 집안 점검에 들어가야 한다. 매번 요맘 때 즈음이면 갈등을 하게된다. "치우면 뭐하나. 갔다오면 또 개판일텐데, " "그래도 치우고 가면 그나마 좀 낫지 않겠나." 모피어스의 빨간약 파란약이 쉬울지도 모른다. 결국은 또 치운다. 일반적인 의미가 아닌 대청소. 이유는 이번 주말에 다시 잠깐 더워진다고 하는 일기예보로 바닥 깔개부터 샤워커튼까지, 몽땅 다 꺼내 빤다. 금방 마른다. ^^ 찬장 위쪽, 선반 아랫부분, 라지에타 사이 사이 다 닦아 치우고, 냉장고도 다 꺼내 박박 닦아 제낀다. 7월에 39도였다가 32도가 될 때 그리 상쾌하더니. 한동안 20도 이다가 느닷없이 32도가 되..
살다보면 만나는... 가끔 생각지도 못 한 곳에서 반가운 것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일요일 아침에 시커매진 바나나 넣고 해먹던 팬케익에서 귀여운 여우가 튀어나오고, 찾으셨나요들??? 여우?? ㅎㅎ 덥지도 않은 여름날 열심히 일한 후 배낭메고 온 돌쇠의 축구장 같은 등짝에서는 줄무늬 미키마우스를 만난다. 히히. 심하게 뚱뚱해 보이는걸.. ㅜ.ㅡ 우연히 만난 블로그의 이웃들에게 내가 몰랐던 것을 배우고,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비슷한 것을 좋아 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것이 재미있다. 눈을 조금 더 크게 뜨고, 마음을 조금 더 열면, 세상에는 이런 재미난 것 천지일텐데 말이다. ^^
7월 마지막주, 8월 첫날 7월 마지막 주에 있었던 일.. 1, 질병 빨간 것이 온몸에 돋아 맘이 상할 정도로 가렵기 시작해서, 벌레물린 줄 알고, 이불이며 매트리스며, 집안을 발칵 뒤집어 엎은 후에야 원인불명의 알러지성 피부염이란 진단을 받고, 항 히스타민제라는 약을 난생처음 복용중이다. 별로 효과가 없다. 내일 다시 병원에 가서 의사와 진지한 대화를 해야 할 모양이다. 알러지라는 것은 나랑은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기분이 이상하다. 그래도 이불이나 집에 벌레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어 다행이다. 2, 죽음 방학 맞아 애들 데리고 한국에 간 프랑크푸르트의 선배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예전에 베를린에서 같이 알고 지낸 적이 있는 여자가 죽었단다. 우울중에 심하게 시달린 모양이다. 나랑 심하게 코드가 안맞아 친하게..
나비 오늘은 아침부터 햇빛이 이상하게 뜨거워서, 부엌 식탁옆 창문을 열어놓고 아침을 먹는데, 손님이 오셨다. 제법 한참을 날개짓만 살살 하면서 앉아 있어서, 마침 부엌에 놓여있던 카메라로 사진도 제법 찍을 수 있었다. 요상한거 많이 아는 돌쇠가. 나비 이름은 머시라 머시라 떠들어 댔는데, 관심없다. 나한테는 그냥 예쁜 나비손님. 집앞에 초목이 우거진 관계로.. (!) 주변에서 들리는 새의 울음소리만도 한 대여섯 종류는 되고, 지난 더위에 관한 포스팅에 사진을 올렸던 담쟁이 벽에는 새의 둥지도 두개정도 숨어있다. 언젠가 눈이 많이 온 겨울에는 어디선가 천 조각을 물어와 둥지에 덮어 새끼를 보호하는 경악스러운 장면도 연출 하는 놈들인데, 가끔식 베란다 난간에 놀러도 오신다. 뭐 거미나 다른 날벌레는 말 할것도 없..
선풍기 너무 덥다. 거의 3주째 매일 30도를 훌쩍 넘는다. 지난 월요일에 소나기가 한 번 와서 식혀주긴 했지만, 오늘 또 35도다. 이렇게 더운날은 조금만 걷다보면 머리서부터 피가 쭈욱 발 바닥으로 빠져나가는 것 같다. 한국은 여기저기 에어컨이 막강하지만, 여긴 그렇지도 않고, 예전에는 아무리 더워도 그늘에 가면 좀 다닐만 했는데, 올 해는 많이 덥다. 지금은 한 35도쯤 된다. 그 오랜 세월을 독일에 살면서 선풍기를 장만 할 줄은 몰랐다. 워낙에 더위를 잘 견디는 편인데.. 흠.. 버틸려고 하니, 좀 무식한 것 같다. 오늘 나가서 샀다. 독일인의 일상품이 아니다 보니, 우리나라 같이 여러모델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다 팔리고 없어 선택의 여지도 별로 없다. 그래도 어서와. 선풍기. 기왕 온거 오래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