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겨울은 크리스마스를 빼고는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11월 말이 되면 약간의 틈이있는 광장이라는 이름이 붙은 공간에는
번쩍거리는 알전구로 치장한 가게들이 섭니다.
특히 베를린은 최대 규모의 최다 크리스마스 시장이 서는데,
베를린에서 제일 큰 트리가 서는 부서진 교회옆 오이로파 광장에 서는 시장은
교회가 요즘 보수 중이라 트리도 없고,
너무나 많은 관광객들 덕에 현지인들에게는 그닥 큰 인기가 없습니다.

지지난 주에는 조카에게 크리스마스 시장 사진을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위해
샤를로텐부르그 성 앞의 시장을 찾았는데,
정말 말 그대로 X 떼 같이 몰려든 인파와 거기에 더불어 버스로 몰려드는 단체 관광객들까지 겹쳐,
사람들 사이에 휩쓸려 다니며 앞사람 등짝구경만 하느라 짜증이 나서 그냥  돌아와 버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돌쇠가
"슈판다우의 시장은 좋대. "
라는 말을 합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 번에 병원 갈 때 슈판다우의 구청앞에서 버스를 갈아타는데,
시장이 제법 컸던것 같습니다.

슈판다우는 베를린의 서북쪽끝에 있는 지역.
지난 번에 성 구경갔던 쾨페닉과는 대각선으로 반대 지점에 위치하는 곳으로,
워낙에 서독지역 입니다. 
그런 구석탱이까지 버스로 몰려 올 관광객들은 없을테니, 
"노느니 땅 판다고  함  가볼까나..?" 라는 생각이 들어  길을 나섭니다. 
 비도 오고 완전 추웠지만,
동네 일본 분식집 가서 고로케 벤또 하나먹고 든든해진 배를 두둘기며 전철 타고 고고... 

했으나 전철 잘못타서 중간에 되돌아와 다시 가는 ... ㅋㅋ 

 여튼  도착.


시청 바로 앞에 커다란, 못생긴 초대형 호두까기 인형 하나 세워놓고 그 옆에는 관람차 돌아갑니다.
슈판다우는  전쟁 후에 영국 군이 있었던듯 합니다.
영국의 팝그룹중에 Spandau Ballet 이라는 그룹이있는데, 
 이곳의 지역명에서 따서 그룹명을 지었다는군요.  
그들은 스팬다우 라고 하지요 ㅋㅋ
음.. 우리나라 같으면..구파발 발레?? 은평구 발레...?


스판다우의 시청..? 구청은 1912년에  지었다고 합니다.
뭐, 별로 특색없는 관청건물.
우리 동네 구청이 훨씬 멋집니다.
시계탑위에 반짝이로 트리를  만들어 놓았군요.
이 추운날에 뚜껑도 없는 저런 관람차를 타는 분들은 무슨 마음일까요...?


크리스마스 전 마지막 일요일이라  주변의 백화점과 상점들도 문을 열었습니다.
말 그대로 대.목.
사람들이 많긴 합니다만, 시내보다는 확실히 적고,
이곳은 스판다우의 옛 집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아늑한 크리스마스 시장 분위기 입니다. 


시내의 화려한 관광객용 크리스마스 시장보다 맘에 듭니다. 

자, 그럼 둘러 보아욧.




어이쿠... 둘러 보다보니 다리가 아프군요.
이런  유럽의 올드타운에는 시청 옆에 바로 교회가 있기 마련입니다.
들어가서 쉬어 봅시다.
이곳의 교회는 성 니콜라우스 교회로 14세기에 지어진 초기 고딕식 건물. 
아름답습니다.


이 동네의 화가가 그린 최후의 만찬도 있는데,사진을 리사이즈하다가 날려 먹었슴다. ㅜ.ㅜ


이 분은 12세기에 이름없는 작가가 만든  성모상으로 슈판다우의 성모로 유명하신 분입니다.
진품은 박물관에 계시고 이분은 짝퉁. ㅎㅎ
이날 밤에  교회에서 콘서트도 있다고는 했는데,
프로그램 보니 그닥 내키지 않아 패스.


교회 옆 광장에는 크리스마스 트리도 있고


방문객들을 위한 모닥불도 있습니다.
분위기 좋습니다. ㅎㅎ
음악소리가 들려 그쪽으로 가보니


앗. 베를린 경찰아저씨들의 브라스밴드가 연주를 해 주십니다.
캐롤을 연주하자 신이 난 어린이들이 앞으로 나와 춤을 추기도 합니다.

 


베를린 시내의 중심가들은 정말로 불을 대낮같이 밝혀놓고 떠들썩 합니다만,
너무 많아 뭐가 뭔지 알아볼 수 없는 장식보다는 이 정도가 딱 제맘에는 듭니다. 
3년 만에 이 계절에 베를린에 있는데,
그 동안에 크리스마스 시장이 너무 어지러워진것 같아 좀 서운한 맘이 있었습니다만, 
이곳을 봤으니 올 해도 됬습니다. 히히.

날도 추워지고 비도 다시 부슬부슬 오니
집으로 가야겠습니다. 

뜨거운 포도주도 좋아하지 않고, 소세지도 즐기지 않는 우리가
이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산 것은...

 

바로 이것!
카라멜 입힌 볶은 아몬드 입니다.
커피나의 아몬드버젼이라고나 할까요.
완전 달지만 한 번 시작하면 끊을 수 없는 그 맛!!!!
돌쇠는 한 봉다리만 사라는 나의 당부를 무시하고, 세 봉다리를 사놓고는
1유로 50센트를 절약 했다고 외칩니다.
나는 많이 샀다고 구박한 주제에
돌아오는 전철 안 에서 벌써 한봉지를  탈탈 털어 먹어버렸다지요.

이제 내일 23일이면 크리스마스 시장은 문을 닫습니다.
24일에 제일 시끄러운 우리나라와는 달리
이곳은 그날 부터 가족들과 같이 조용한 명절을 보내는 것이지요.
독일에서는 크리스마스이브를  Heilig Abend,성스러운밤 이라고 합니다.
거룩한 밤도 되겠슴다.  

독일 온 첫 해에 
멋도 모르고 24일날 크리스마스 시장 구경 나갔다가 텅 빈 광장에서 울음을 삼킨적이.. 켁..  

여튼. 시장에 가면,.
아무것도 안 사도 재미 있습니다. 정말. ^^



언젠가 포스팅한 부서진 교회 옆의 크리스마스 시장.
그 뒤에 포스팅한 샤를로텐 부르그 성 앞의 크리스마스 시장.
그리고 우리동네 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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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뺀질한 달걀장조림 2011.12.22 00:52 신고

    저는 그래도 소세지에서 꿀꺽... 다이어트하는 주제에.... ㅠㅠ
    저희집도 올해는 조용합니다. 나라안이 어수선한데다 조용한 성탄절을 가족과 함께 즐기고 싶어서요.
    (절대로 게을러서라고 말하지 않음)

    • addr | edit/del ahme 2011.12.22 14:10 신고

      ㅎㅎ 저희도 숯불구이 소세지 하나 정도는 먹어 주는데,
      이번에는 가기 전에 밥을 너무 많이 먹고 나가서 아무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
      나라... 연말에는 좋은 일로 어수선 해도 모자랄판에..

  2. addr | edit/del | reply 2011.12.22 21:46

    비밀댓글입니다

    • addr | edit/del ahme 2011.12.22 22:22 신고

      앗, 님은 어디의 크리스마스시장에서 초콜렛을드셨나요?? 반갑습니다.

    • addr | edit/del sunnie 2011.12.23 00:23 신고

      흐흐 뉴욕에서요~ 집에돌아갈때 몇박스사서 집으로왔는데 가끔 엄마도 그 초코렛 드시고싶다고 그러시고 하시더라구요 'ㅡ'

  3. addr | edit/del | reply 꼬장 2011.12.22 22:05 신고

    올해는 크리스마스 시장선 시내도 한바퀴 못돌았어요. 어찌나 주차하고 걸어다니는게 귀찮던지..
    그냥 왠만한건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가까운 쇼핑센터에 가서 사고..
    이제 일월에 있는 세일땐 작정하고 좀 돌아봐야죠.ㅎㅎㅎ
    살건 없어도 왠지 시세가 궁금하니까...ㅎㅎㅎ

    크리스마스 즐거이 보내세요. Joyeux NOEL! 입니다.

    • addr | edit/del ahme 2011.12.22 22:24 신고

      세일... 벨린은 시작했습니다. 이미.
      전 살것은 많은데, 지갑이 얇아서.. 흑흑...
      꼬장님도 메리크리스마스여욧.!!

  4. addr | edit/del | reply herenow 2011.12.23 02:11

    덕분에 구경 잘 했습니다. 저렇게 놀이기구도 있네요. 추운데 미끄럼틀 타고 내려오면 머리가 얼어버릴 것 같네요.
    어느새, 크리스마스, 연말.
    아메님, 연말 잘 보내세요~~!!

    • addr | edit/del ahme 2011.12.23 12:18 신고

      저는 저꼭대기까지 올라가는 노력이 더 이상스럽더라는.. ㅋㅋㅋ
      여기지금님의 지금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지만, 어디에 계시던지, 메리크리스마스 하세요. ^^

  5. addr | edit/del | reply blueprint 2011.12.24 10:39 신고

    덕분에 크리스마스 시장 구경 넘 잘 했습니다.
    참 이쁘네요.
    문득 지금은 베를린에 있는 친구가 이곳에 살적 자기 동네 공원에 허접하게 장식해 놓은 트리에 대한 불평을 좀 심하게 했었는데... 이제야 이해가 좀 가네요.
    저 달콤한 아몬드를 보니 뉴욕 길거리에서 파는 달콤한 땅콩 생각이 마구마구 듭니다. 뉴욕의 크리스마스가 급 그립네요.
    샌프란은 아무리 해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제로에요... ㅠㅠ

    • addr | edit/del ahme 2011.12.24 22:31 신고

      개인적으로 크리스마스 장식은 Unter den Linden의 장식을 제일 좋아 하는데, 어떻게 이번 겨울에는 그족으로 나갈 일이 안 생기네요.
      올해도 베를린은 춥지도 않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분위기는 별로예요 ^^
      라디오만 제일 신난듯.

  6. addr | edit/del | reply 2011.12.25 10:16

    비밀댓글입니다

    • addr | edit/del ahme 2011.12.28 08:34 신고

      ㅎㅎㅎ 크리스마스라 참고, 어쩔 수 없어참고..
      차니님 몸에서 곧 사리가... ㅜ.ㅜ
      메리크리스마스 하셨지요?
      새해에는 좋은일이 왕창!

  7. addr | edit/del | reply 동글기자 2011.12.27 00:59

    좀 늦었지만,,,실감나는 클스마스 시장 분위기 잘 접하고 갑니다. 연말연시 잘 보내세용.

  8. addr | edit/del | reply boramina 2011.12.27 08:35 신고

    커피나 좋아하는데 일부러 사 먹지는 않아서 먹어본 지 오래 됐어요^^
    아몬드 버젼이라면 더 맛있겠는데요.
    해가 지날 수록 크리스마스가 조용해 지는 것 같은데 그건 아마 제가 나돌아다니지 않아서 그런 거겠죠?

    새해에도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포스팅도 많이 많이 올려주시구요^^

    • addr | edit/del ahme 2011.12.28 08:35 신고

      시내에는 크리스마스 시장을 그냥 뒀더라고요..
      괜찮은 생각인듯 한데, 어제 시ㅐ 나갔다가 아몬드냄새에 고민을 왕창... ㅜ.ㅜ
      보라미나 님도 건강하시고 잼난 포스팅 완전 많이 올려주세요. ㅎㅎ

  9. addr | edit/del | reply seattle 2012.06.16 23:04

    슈판다우 ㅎㅎ 어디서 많이 본듯한 곳이다 싶었더니 울 동네군요^^
    추운데 타는 사람들이 있을까나 하신 놀이기구, 우리가족들은 "악,악" 소리내며 엄청 스릴있게 탔다지요.
    추운것보다도 생각보다 엄청 높이 올라가는데다, 왠지 허술해보이는 공간이 공포 그 자체였어요.
    하도 타보자는 딸래미 성화에 줄까지 서서 탔지만, 그 담해부턴 본척만척 하는군요ㅎㅎ
    올 크리스마스에도 슈판다우 오셨음 하고 은근 바라고 있네요, 제가^^
    건강하세요~돌쇠님두요~~~

    • addr | edit/del ahme 2012.06.17 19:07 신고

      연말에 벨린에 있다면 아마도 갈꺼예요. ㅎㅎ
      맘에 들었어요.
      저걸 정말 겨울에 타셨단 말이죠. 음..
      저는 그냥 구색맞추려고 세워놓는것인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슈판다우의 시애틀님도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