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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여러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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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아보세. 1. 날씨가 사람을 가지고 논다. 30도 가까이 치솟아 정신없는데, 김치마저 없어져 열받게 하더니, 어느날 기온이 똑 떨어지고선 김치가 동생을 찾아갔다. 물론 그 사이에 내가 전화 2번, 돌쇠가 한번, 손해배상을 청구하기위해 법적인 움직임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협박스런 메일을 보내는 행동들이 있긴 했지만, 사실 사람이란 단순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그 후에는 뭐 어떠랴... 싶어지는 것이다. 다행히 지퍼락과 락앤락, 게다가 수퍼마켓의 단열봉투까지 동원한 궁극의 김치포장 덕에 적당히 잘 익어 배달되었다고 한다. 역시 개그혼은 집안의 내력이어서 김치분실에 따른 분노와 슬픔을 예술혼으로 승화시켜 레슨때 선생에게 왕 칭찬을 들었는데... 라고 하길래. 그럼 내일은 기쁨과 감사를 표현하렴... 이라고 해..
김치수난사. 물론 요즘 포스팅이 좀 띄엄 띄엄이긴 하지만, 지지난 포스팅에 춥다고 했는데, 엊그제 30도가 되어버렸다. 30도가 되던 날 아침에 베란다 앞에 서 있는 너도밤나무를 보니 거짓말 같이 꽃이 확 피어버린것. 그렇게 4월이 가버렸다. 피아노 공부하는 사촌동생이 빽빽한 학업과 콩쿨스케줄에 지쳐들어 엉엉 울길래 김치를 왕창 담아 꽁꽁 싸서 과자랑, 한국에서 가져 온 율무차랑 같이 보내주었다. 목요일에 보내 금요일에 받았어야 하는데, 우체부의 태만과 우체국 직원의 거만으로 아직도 우체국창고에 있는 모양이다. 그 사이 독일의 날씨는 연일 30도 가까이 올라가는 중이니, 모처럼 해서 보내 준 김치, 찾고나면 바로 김치찌게로 먹어야 할 판이되어버렸다. 우체국에 세번이나 갔는데, 못찾은 동생을 생각하니, 아직 말도 서투..
넋놓고 살다보니 벌써 사월도 한 주가 지나 버렸다. 3월에 좀 따시더니, 내내 추워서 정신을 못 차리겠다. Casper David Friedrich의 그림 되시겠다. 1. 그 사이에 컴터가 또 작살이 났는데, 글로발 싸아비스를 외치길래 혹시나 도움이 될까 싶어 산 샴X 컴터. 여러모로 속 썩인다. 독일의 샴X 서비스센터는 전화하는데 1분에 42센트. 메일로 문의하니 "뽕뽕이로 잘 싸서 니돈으로 서비스센터에 보내세요." 라는 친절한 답변. 이번에는 하드가 와장창 나가 버렸다. 그 정도의 재난에는 오히려 의연해지므로, 복구가 되지 않으면 그냥 알알히 분해하여 지근지근 망치로 깨 부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담아 유튜브같은데 올리려고 했는데, 돈이 왠수라고 대충 돌아가 주시니 그냥 허겁지겁 쓰고 있다. 아직 완벽복구가 아니라서 ..
Pre-Travel Syndrom. 여행을 가는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지만, 출발일시가 다가옴에 따라 받는 스트레스는 엄청나다. 나는 정말 그 증세가 극심해서, 여행 이틀 전 쯤에는 다 때려 치고 싶은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괴롭히는데, 특히나 그 사이에 갑자기 할 일이 생겨버리면 그 스트레스는 느닷없이 무한대. 지난 주부터 제대로 풀리지 않은 여러 일들 때문에 위염을 비롯한 온갖 신경성 잡병에 시달리기 까지 하고, 그 큰 이유 중에 하나가 돌쇠인지라. 여행을 앞두고 거의 매일 지라르 풍쟈크 백작이 우리 집을 방문중이시다. 이제는 차도 호텔도 캔슬을 할 수 없으니 오늘은 떠나야 하고, 나는 새벽 5시 반부터 일어나 한국에 보낼 자료들을 마지막으로 검토하는 중. 어제 청소도 간단하게 했고, 냉장고도 싹싹 비워 도시락도 쌌다. 여행용 커피 프레스..
춥다. 1, 완전 완전 춥다. 지난 주말 부터 춥더니 끝이 없이 츱다. 그저께는 새벽에 영하 20도, 베를린에서. 지금까지 유럽에서만 200명이 넘게 얼어죽었단다. 보통 집에서 긴 팔 티셔츠,
보이지 않는 이웃 들에게, 12월 31일을 독일과 몇몇 나라에서 질베스터 (Silvester) 라고 하는데, 이는 12월 31일이 335년 죽은 로마 카톨릭의 교황 질베스터 1세 (Silvester I.)가 죽은 날이고, 그가 12월 31일의 오늘의 성인... (!) 인데서 유래한 것입니다. 돌쇠네 집안은 많은 독일의 가정들 처럼 질베스터에 렌즈콩수프를 소세지와 같이 먹습니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설날 떡국과 같은 전통이므로 내가 콩류를 싫어한다고 어쩔 수가 없는 문제인 것이지요. ^^;; 수프 이야기는 다음에 하고, 돌쇠와 같이 산 이후에 알게 된 것이, 독일인들도 크리스마스와 질베스터에는 떠도는 영혼들에게 밥 한끼 대접하는 관습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돌쇠네 집만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맘에 듭니다. 돌쇠가 야박한 집안 ..
11월 이것은. 비가 아니라 이슬. 1. 여러가지 이유에서 늘어지게 놀았다. 사실 앞으로도 별로 할 일이 없어서 계속 놀것 같다. 그 사이 뉴스를 보니 한국은 시끄럽다. 언제부터인가. 신문에 나는 소식은 다 믿고 싶지 않아졌고, 그 들이 하는 말은 다 음모인듯 하고, 큰 일이 벌어지면 꼭 속보가 뜬다. 속보의 내용은 연예인 아니면 전 정권의 누군가가 잡혀갔다는 얘기다. 아, 저번에는 느닷없이 간첩이야기도 나왔다. 독일에 나와서 산 이후로 객관적으로 한국의 상황을 보려고 노력하는데, 도대체 그들이 말하는 민주주의라는것.. 우리나라에 과연 맞는 옷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의원은 그냥 동네 내과,외과 의원만 있는게 좋은게 아닌가 싶다. 2. 넙적맨들하게 생긴 강 머시기라는 국회의원이 개그맨을 고소한다는 저질개그를 하..
지난 5월 30일에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갔다. 많은 사람들이 약속을 어겼고, 마음대로 되지 않은 일이 마음대로 된 일보다 더 많았고, 비는 징그럽게 왔고, 난생 처음 줄줄이 사탕으로 물건도 잃어버려 봤고, 친하던 이들과 멀어지기도 했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도 했다. 긴 시간 있다보니 일이 계속 연이어 생겨서 엉망진창 뒤죽박죽. 어디서 끊어야 할지도 모르겠는 지경이 되어가던 차에, 마음보다도 몸에서 싸이렌이 마구 울려 내 것이 아닌것 같은 일은 그냥 던져 버리고 독일에 왔다. 물론 좋은 일도 있긴 했다. 낮인지 밤인지 정신도 차리기 전에 평생 소원이었던 유럽여행을 열 하루나 하시고, 지친 몸으로 딸집에 찾아온 엄마 아빠를 맞이하고, 구경시켜 드리고, 여행을 다니고, 몸이 힘드니 서로 짜증도 냈지만,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