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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마을. 음. 예상했던 대로 여행기가 해를 넘겨 버렸다. 그래도 하긴 한다. 자, 호두까기 인형도 샀으니 또 달린다. 다음 목적지는 자이펜 (Seiffen). 에르쯔지방의 장난감 산업의 중심지가 되는 마을이다. 에르쯔 산맥은 은과 호박을 비롯한 천연광물의 매장량이 엄청 났었다고 한다. 그 양이 어느 정도였냐 하면, 세계의 7대 불가사의에 속했다, 말았다 하는 러시아의 황제의 호박의 방이 (먹는 호박 아님) 헤니히 아저씨네가 사는 Deutschneudorf 에 있었고, 작센의 왕들은 은으로 만든 공예품들을 진열해 놓을 자리가 모자라 그냥 왕궁의 방들 구석에다가 산처럼 쌓아놓고 살았다고 한다. 그런 광산업을 바탕으로 생겨난 자이펜 마을의 공식적인 기록은 1324년 벌써 문헌에서 찾아볼수 있다. 그럼 뭐하냐. 곶감 빼..
보이지 않는 이웃 들에게, 12월 31일을 독일과 몇몇 나라에서 질베스터 (Silvester) 라고 하는데, 이는 12월 31일이 335년 죽은 로마 카톨릭의 교황 질베스터 1세 (Silvester I.)가 죽은 날이고, 그가 12월 31일의 오늘의 성인... (!) 인데서 유래한 것입니다. 돌쇠네 집안은 많은 독일의 가정들 처럼 질베스터에 렌즈콩수프를 소세지와 같이 먹습니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설날 떡국과 같은 전통이므로 내가 콩류를 싫어한다고 어쩔 수가 없는 문제인 것이지요. ^^;; 수프 이야기는 다음에 하고, 돌쇠와 같이 산 이후에 알게 된 것이, 독일인들도 크리스마스와 질베스터에는 떠도는 영혼들에게 밥 한끼 대접하는 관습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돌쇠네 집만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맘에 듭니다. 돌쇠가 야박한 집안 ..
호두까기 인형의 고향.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시즌만 되면 온 사방에서 호두까기 인형을 상연한다. 각종 발레단에 뮤지컬에 연극까지 동네방네 호두만 까다 볼짱 다보는 지경인데, 역시 하나가 된다 싶으면 확 몰리는 그런 성향이 좀.. 어쨌든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추어 포스팅하려 했으나, 이리저리 다른 거 하다가 이제 하게 된 호두까기 인형 이야기, 바로 지난 번 헤니히 아저씨네 다녀온 이후의 여행 이야기 되시겠다. 우리 집에는 아주 오래된 호두까기 인형이 하나 있는데, 오랜세월 이런 저런 일을 겪으시다보니, 코도 깨지고 수염도 꺼슬꺼슬 하시다. 그래도 그 분이 내게는 제일 이쁜 호두까기 인형이라... 조카에게 비슷한 분을 하나 선물하고 싶어도, 이 분에게 눈이 익숙해 놓으니, 베를린에서 보는 다른 인형들은 좀 뭔가 모자..
베를린의 크리스마스시장 2011. 유럽의 겨울은 크리스마스를 빼고는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11월 말이 되면 약간의 틈이있는 광장이라는 이름이 붙은 공간에는 번쩍거리는 알전구로 치장한 가게들이 섭니다. 특히 베를린은 최대 규모의 최다 크리스마스 시장이 서는데, 베를린에서 제일 큰 트리가 서는 부서진 교회옆 오이로파 광장에 서는 시장은 교회가 요즘 보수 중이라 트리도 없고, 너무나 많은 관광객들 덕에 현지인들에게는 그닥 큰 인기가 없습니다. 지지난 주에는 조카에게 크리스마스 시장 사진을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위해 샤를로텐부르그 성 앞의 시장을 찾았는데, 정말 말 그대로 X 떼 같이 몰려든 인파와 거기에 더불어 버스로 몰려드는 단체 관광객들까지 겹쳐, 사람들 사이에 휩쓸려 다니며 앞사람 등짝구경만 하느라 짜증이 나서 그냥 돌아와 버렸습니..
Bossarenova in A-Trane. 또 여행기 말고 딴짓한 얘기.. ㅎ 얼마 전에 이웃이신 Blueprint님이 Nouvell Vague를 설명하면서 Bossa nova와 같은 뜻이며, 신물결이니한글로 하면 신파.라고 해석이 가능하다는 재치있는 글을 남기셨는데, 그렇게 따지자면 여기 재신파 (再新波) 라고 풀이가 될 만한 그룹의 공연이 베를린에서 있었다. 이름하야. Bossarenova. 언젠가 소개한 보사노바계의 왕언니 Paula Morelenbaum이 두명의 독일인과 2009년 보사노바라는 흐름이 생긴지 50주년을 기념하여 결성한 프로젝트트리오이다. 이들은 지금은 2011년 투어중인데, SWR 빅밴드와 같이했던 2010년의 공연보다 좋다. 이것은 순전히 빅밴드를 별로 즐기지 않는 나의 취향때문. Paula Morelenbaum이야 더 ..
영화, The Mill & The Cross 여행기 잠깐 쉬고 다른 데로 빠져서... 정말 오만년만에 극장에 갔다. 간만에 호젓하니 혼자 극장 맨 앞줄에 앉아 명화일지도 모르는 작품을 감상하려고 하니. 뒷자리에 왠 인간이 땅콩같은걸 들고와 바스락거리면서 아드득,아드득 먹는다. 째림 신공 2회만에 소음을 잠재우고. 몰입.... 간만에 쓰는 영화 이야기. The Mill & The Cross 한국제목은 풍차와 십자가 정도 되려나?? www.themillandthecross.com 옛날 옛적에 우리나라의 모 티비에서 방영되어 나를 비롯한 전국 어린이의 눈물을 쪽 뺐던 애니메이션 중에 프란다스의 개라는 작품이 있는데, 이제는 그 프란다스 라는 지명이 사실은 플랜더스 또는 플랑드르라는 네덜란드와 북부 벨기에를 이르는 지명이라는 것을 아시는 분들이 제법 많은..
마음을 담아 만드는 인형 그 언젠가. ㅋㅋ 돌쇠와 같이 살기 시작하면서 엄청난 그 인간의 짐에 지쳐가고 있는데, 어느 상자를 열어보니 나무인형들이 나왔다. 평소 팬시상품류나 인형들에 일원어치의 관심도 안 가지는 나를 아는 돌쇠, 긴장하며 빨리 치우겠다고 하는데, "잠깐.. 이거 이쁘다. 더 없냐..? " 내맘을 움직인 그분들이 바로 에르쯔지방의 나무인형들이시다. 1984년에 출간된 에르쯔지방의 나무장난감. 이들의 역사와 모양이 잘 설명되어있다. 에르쯔지방은 체코국경의 산악지역. 작센알프스라고 불리는 곳과 이어져있다. 이 지방의 상징은 광부와 나무..라는 것으로 알 수 있듯이 몇 백년전 서부터 이 지방의 은과 호박을 비롯한 각종 광물들은 작센공국이 부를 이루는데 큰 몫을 하였고, 풍부한 나무들은 많은 가정들이 목공업, 목수업에 종..
아마도 세상에서 제일 작은 교회. 여행기를 계속해보자. 쾨니히슈타인( Koenigstein )을 떠나 다시 국도로 들어섰다. 돌쇠의 고향마을,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돌쇠 엄니,압지의 고향마을 도이치노이도르프,(Deutschneudorf)로 간다. 이 지역, Erzgebirge 은 체코와의 국경지역이고 많은 옛 동독의 지방들처럼 고속도로가 잘 되어있지 않다. 이 주변을 관통하는 유일한 고속도로는 드레스덴에서 프라하로 가는 길. 그렇지만 우리는 쾨니히슈타인에서 그 고속도로를 횡단하여 서쪽으로 가야한다. 평소 네비게이션을 불필요한 문명의 이기로 생각하는 나와, 그런 첨단기기에 별로 관심없는 돌쇠이니 차 빌릴 때 50유로나 더 주고 네비를 빌릴 리가 없다. 근데, 음.. 지도도 미처 준비를 못했다. 구글맵에서 뭔가를 뽑긴했지만, 드레스덴에서 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