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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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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Bach,벤야민 슈미트씨 집앞 사거리 건너편에 좀 철 지난 책이나 CD를 싸게 파는 가게가 있다. 시장보러가는 길에 떡 하니 있어 가끔은 그 집에 잘못 들어갔다가 장 볼돈 다 써버리는 불상사가 벌어지기도 한다. 팝음악 같은것은 좀 할인이 덜 되는 편인데, 클래식의 경우는 한국보다 월등하게 싼데다, 안팔리다 안팔리는것은 떨이로 마구 팔아제끼는지라 수시로 재고확인이 필요하다. 언젠가 Bach의 바이올린 협주곡에 꽂혀서 싼맛에 그 집에서 구할 수 있는 연주자의 것은 대충 다 들어봤는데, 그 중 귀가 뻥 뜷리는것 같이 화려하고 통쾌하게 연주해 준것이 바로 이 Benjamin Schmid씨이다. 오스트리아의 비인 출생이라는데, 이정도의 실력이면 있는 콩쿨, 없는 상 다 받았을테니, 그의 Biography는 생략. 12살 때 감동 받은 재..
바스터즈의 독일배우들 얼마전 타란티노의 바스터즈(Inglourious Basterds)를 봤습니다. 기대한 것보다는 별로 재미가 없었는데요. 왠지 브래드 피트의 연기는 좀 겉도는 것 같았고, 멜라니 로랑도 아름답긴 하지만 좀 설득력이 떨어지는 듯해서, 별로 와 닿지 않았습니다. 생뚱맞은 음악선곡도 킬 빌에 비해 임팩트도 좀 약한듯했고, 흥... 그런데, 그 와중에 제 관심을 끌어당긴것이 알도 레인이 이끄는 미친개의 멤버들로 출연한 독일의 톱스타인 배우들이었으니, 바로 틸 슈바이거(Til Schweiger) 와 기데온 부르크하르트 (Gedeon Burkhard)그리고 다니엘 브륄(Daniel Brühl)되시겠습니다. 틸 슈바이거는 친위대 장교만 13명을 죽인 스티글리츠^^ 로 나옵니다. 그가 나온 독일 영화는 한국에서도 볼 수..
삽화도 그리는 마네씨. 에드가 알란 포우는 검은고양이로 유명한 미국의 작가다. 그는 이런 저런 소설도 소설이지만. 아름답고 기괴하며 난해한 시로 유명한데, 그의 시 갈가마귀( Raven)와 애너벨 리 는그런 그의 대표작. 그는 3살때 고아가 된것을 시작으로 뭐 겪을 수 있는 온갖 불행을 다 겪고 많은 천재들이 그렇듯 자신이 속한 무리에서 이단아 취급을 받다가 급기야 객사한다. 그가 가진 시작에 대한 견해와 산문, 운문을 넘나드는 작품은 프랑스의 시인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고 그의 신봉자들 중의 한 사람인 말라르메는 포우의 갈가마귀를 프랑스어로 번역한다. 그리고 자신의 절친이자 이미 자기가 쓴 시집의 삽화를 그린 적이 있는 에두아르 마네가 삽화를 그리게 한다. 미국에서 출판된 마네의 그림이 들어간 갈가마귀. 나는 이 시를 처음 ..
사기꾼 피라네시씨. 피라네시는 18세기 이탈리아의 건축가이자 판화가이다. 주로 고대로마의 유적을 동판화로 남겼는데, 그의 연작중 유명한 것이 로마 말고도 상상의 감옥 시리즈가 있다. 어제 동네구청에 대해 글을 쓰다가, 창문밖 풍경의 으스스함이 그의 그림을 연상시킨다고 쓴 바.. 내친 김에 지난 번에 간 베를린의 그 미술관의 파울 클레씨의 아랫방에 ^^;; 모셔져 있는 피라네시의 상상의 감옥 중 하나. 이 그림은 1731년쯤 그려진 것이라고 추정된다. 연작들에 등장하는 감옥은 실재 존재하는 것이 아닌 그의 상상속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상상의 감옥이니. 아무도 빠져나갈 수 없다. 현실에서는 만들어 질 수 없는 공간들로 아주 교묘하게 조합이 되어있다. 그나마 이 그림은 그의 뻥이 좀 잘 보이는 작품이다. ^^;; 잘들여다보면...
친절한 파울 클레씨 사진을 옆에서 찍어 비뚤어져 보이는 것이 아니다. 이 그림은 파울 클레가 1933년에 그린 친절한 놀이 Freundliches Spiel 이라는 그림이다. 석고판에 수채화물감으로 그린 그림인데, 이 석고판이 똑바르게 네모난 모양이 아니었나보다. 클레는 액자를 비뚤어진 판에 맞추어 만들었다. 그림의 소개에 보면 클레의 오리지날 액자라고 포기되어있다. 이런 조그만 것들을 발견하면 감동이 밀려온다. 무릇... 액자는 그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다보니.. 액자와 그림에 오만것을 대입시켜 생각을 하게되어. 어지러워졌다. 클레는 틀림없이 많은 생각을 하지않았을 것이다. 이 그림은 베를린의 Museum Scharf-Gerstenberg 에 있다. 저번에 포스팅한 샤를로텐부르그성의 길 건너편에 있는..
Madonna - Celebration 예전에 헬렌 미렌이 나온 영국드라마 엘리자베스를본 적이있었다. 헬렌미렌의 엘리자베스는 더 이상 아름답지 않은 나이든 여왕이었다. 그러던가 말던가 그녀는 말 그대로 대영제국의 여왕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대의 어린 꽃미남부터 오래된 애인들까지 할머니 여왕에게 몸바쳐 봉사 ( !)할 기회를 가지기 위해 온갖 미사여구와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 드라마를 보면서 "참...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산다..." 하는 생각이 들다가 "저런 여자가 또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있다. 마돈나 언니. 마돈나는 당대의 멋진 남성들과 결혼 하여 그 남자들을 찌질이로 만든다. ^^;; 숀펜은 마누라나 두둘겨 패는폭력 남편이 되었고, (그 당시에는 영화도 별 볼일 없었다 ) 잘 나가던 가이리치는 마돈나랑 결혼 한 ..
일본드라마 역로 (驛路) 어려서부터 마쓰모도 세이죠나 모리무라 세이이치 같은 일본 추리 작가들의 책을 제법구해 읽었다. 워낙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탓도 있었고, 필립 말로우나 에르퀼 포와로 같은 먼 나라 수퍼맨 형의 탐정 스토리보다는 왠지 생활과 끈적하게 들러붙어 요상하게 현실적인 그들의 소설에 훨씬 매력을 느꼈던 탓도 있겠다. 그래도 그중에 마쓰모토 세이조가 더 내 맘에는 들어서, 책도 책이지만, 구할 수 있는 단편드라마나 영화는 대충 빼놓지 않고 보는 편이다. 그도 그럴것이, 그의 원작이라면 구성이 탄탄하여 드라마가 재미없을리는 없기 때문인데, 올해는 그 중에서도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많은 드라마가 제작되었다. 그 중 하나인 역로는 일본의 국민배우 야쿠쇼 코지와 후카츠 에리가 주연을 맡아 절정의 연기를 보여준다. 평생을..
EURYTHMICS - Ultimate Collection 얼마 전에야 2005년에 나온 유리스믹스의 베스트 앨범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반가운마음에 구해 들었다. 어렸을 때 Sweet Dreams를처음 들었을때의 놀라움은 아직도 생생한데, 나온지 25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전혀 꿀리지 않는 사운드이다. 애니레녹스의 보컬이 워낙 탁월한 이유도 있겠다. 인심좋게 17곡 국꾹눌러담아 주셨고 이 앨범의 첫번째 곡 I've Got A Life은 이앨범을 만들었던 2005년의 신곡이다. 1999년 마지막으로 앨범을 내고 그 후로는 애니 레녹스 혼자 솔로로 활동을 했는데, 그녀의 솔로앨범들 역시 하나같이 훌륭하다. 특히 Medusa앨범에는 Procol Harum의 명곡 A white shade of Pale의 리메이크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녀 목소리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