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고,듣고,읽고

(104)
타인의 일상을 보는 재미 ,세설 작가는 다니자키 준이치로, 일본에서는 가와바다 야스나리 정도로 유명한 작가이다. 세설은 1942년 그의 세번째 부인과 그녀의 자매들을 모델로 쓰기 시작해 43년에 연재를 시작했으나, 당시의 시국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발표를 금지당했다 한다. 그러다가 전 후에 발표가 가능해졌고 그는 1948년 이책으로 아사히 문화상을 받는다. 1940년대의 오사카의 몰락한 마쓰오카 가문의 네 딸들 이야기인데, 도쿄로 이사를 가는 첫째의 이야기는 적은 편이고, 가문을 지킨다고 할 수 있는 사치코, 시집못간 노처녀 유키코, 신여성이고픈 막내 다에코의 이야기들이 계절과 시간을 따라 벌어지는 세시풍속과 사건들과 맞물려 진행되는데, 그 사이사이 막내가 사고를 친다던지, 하녀들에게 문제가 생긴다던지, 외국인 이웃이 이사를 간다던지..
아직도 건강하신 나카야마 미호 나는 보지 못했지만 일본영화가 한국에 막 들어올 무렵 개봉했던 러브레터 라는 영화에 여주인공이 눈밭에 가서 "오겡끼 데스까!!! " 하고 외치는 장면이 있었다. 그 때의 그 머리 짧은 소녀가 바로 나카야마 미호. 14살에 데뷔해서 연기와 노래무대를 휩슬고 다녔다지만 별로 내가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어서 관심이 없었는데, 사진작가 아라키 의 실제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도쿄맑음" 을 보고 조금 관심이 생겼었다. 도쿄맑음에서는 타케나카 나오토와 부부로 나온다. 그 후에는 그녀 외에도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관계로 러브스토리를 봤는데, 여섯남녀를 둘러싼 사랑이야기가 제법 재미있었고, 그 드라마에서 작가와 연인이되듯 일본의 작가 츠지 히토나리와 결혼해서 훌훌 다 털고 파리로 가 버렸다. 그러던 그녀가 ..
언니가 돌아왔다. SADE. 샤데이의 신보가 나올꺼다. 생각해보면80년대는 정말 여러 종의 훌륭한 음악과 가수들이 너무나 열심히 활동을 한 시기였던것 같다. 요즘 그 시절의 가수들이 하듯 베스트 앨범을 낸 것이 아니라 화끈하게 새 앨범을 내 버리셨는데, 그게 또 나이 먹었다고 점잖아 진다던지, 인생을 관조한다던지 하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놀라울 따름이다. 이 언니 51세 이시다... 그녀의 음악을 설명하는 수식어로는 커피향이니, 고급이니, 커튼이 쳐진 살롱이니, 유혹이니 하는 소리들이 많았지만, 그것은 그냥 음악의 분위기와 그녀의 목소리 때문에 드는 느낌이고, 그녀는 그런 세련된 분위기에서 조용조용하게그러나 처절하게 사랑의 아픔과 여인의 슬픔을 노래한다. 이번 앨범 역시 마찬가지 이다. 그러나 그녀는 늘 그랬듯이 조용하게 노래하는 S..
아줌마도 사람이다. 미드 쿠거타운 나이많은 남자가 아주 어린 여성을 데리고 다니는 일은 그의 능력으로 생각하면서 나이 많은 여성이 어린 남자과 사귀면 부자연스러워 한다. 그런 편견을 팽! 하고 비웃으신 분들이 있으니 마돈나 언니와 데미무어 언니이시다. 뭐 내 친구 하나도 엄청나게 어린 남친과 사귀고 있기는 하다. 여튼 쿠거가 되기 위한 자격은 일단 8살 이상의 나이차가 나는 어린 남친이 있는 40이상의 여성이라고 한다. 쿠거라는 이름의 유래는 나이많은 여성과 어린 남성을 연결시켜주던 북미대륙의 웹 사이트와 잡지 이름이라나 뭐라나... 조강지처 클럽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공분하던 여성들이 이제는 쿠거가 되려 하는듯하다. 여튼 드라마의 주인공은 프렌즈에서 그나마 맘에 들었던 .. ( ! ) 코트니 콕스가 분한 막 40이 된 부동산 중개업자 쥴..
조용한 르동씨 색채의 마법사라하면 보통 샤갈을 말하고 특히 그가 만들어내는 파란색의 아름다움을 찬양하지만, 내게는 다른 마법사가 하나 더 있으니, 그의 이름은 오딜론 르동. 베를린에 있는 아폴로의 전차, 유리에 반사가 좀 심해 옆에서 찍느라 찌그러졌다.. 그래도.. ^^;; 초기에는 검은색이야 말로 모든색의 근본이라며 주로 흑백으로 상상과 환상속의 존재들을 그린 그림이 많은데, 50이 넘어서는 갑자기 그동안 못 쓴 색들이 그 안에서 폭발이라도 한듯 아름다운 색을 쏟아낸다. 그 중에 그가 쓰는 파란색의 아름다움과 다양함은 하나의 화면에서도 너무나 다채로와서, 들여다 보고 있으면 풍덩풍덩 내게도 물이 들어버릴것 같다. 그가 즐겨그린 소재는 환상의 존재, 신화속의 이야기 들이었는데, 아폴로의 불의 전차를 그린 그림은 내가 ..
몰라봐서 미안해. A-HA 옛날 옛날, 듀란듀란이 나타나면서, 영국가수들이 세계를 휩쓸 무렵에, 보이죠지를 내세운 컬쳐 클럽과, 유리드믹스와, 곧이어 나타난 왬이 온 세계를 진동시킬 바로 그 무렵에, 뜬금없이 노르웨이 청년 3인이 A-Ha 라는 이름으로 나타났다. 연필 그림같은 애니메이션으로 Take on me의 뮤직 비디오를 만들어 히트 치면서 역시 스타의 반열에 오르셨는데, 그 노래의 왠지 방정맞은 신디사이저의 음이 싫어서 내게는 첨부터 아웃 이었다. 여튼 몇년 뒤, Hunting High and Low 라는 곡의 뮤직 비디오를 우연히 보게되었는데, 노래가 좋아져 버려서, "이 분들도 나름 괜찮은것 같아" 라는 생각을 했는데, 뭐 여전히 사서 듣지는 않았다. 그러던 차에 어디선가 그들이 라이브에서 좀 망가지시는걸 보고 제끼기로..
와일드 (WILDE) 도리안 그레이 를 본 바람에 꽂혀서 묵혀놓고 보지 않았던 와일드를 보았다. 제목 그대로 오스카 와일드의 전기영화. 1997년작이다. 주드 로가 와일드의 철딱서니 없는 빈대 애인으로 나오고, 오스카 와일드 역은 스티븐 프라이가 연기한다. 시기는 1882년부터 죽기 직전까지 이고, 영화속에서 그는 명성을 얻고, 결혼하고, 동성애를 알게되어 무능한 파파보이 귀족, 보시 더글라스를 만나 돈도 명예도 다 털릴 때까지 열정적으로 사랑한다. 영화는 그가 큰 아들 시릴을 위해 쓴 "욕심많은 거인." ( 내 기억에는 "거인과 어린이" 였던것 같은데.. ) 이라는 동화의 나레이션과 그의 현실이 맞물려 전개되고, 사랑에 빠져 어쩔줄 몰라하는 와일드의 모습과, 보시의 이기적인 사랑, 그리고 그의 첫번째 동성애인 로비 로스의 ..
글쓰는 소년. 예술의 전당에서 한다는 필라델피아 미술관 전을 보았다. 제목이 모네에서 피카소 까지인데, 제목만 보면 인상파들의 그림만 온것 같다. 뭐, 제목으로는 유명한 사람들의 이름을 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었을테니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 근데 또 , 대표 이미지는 르누아르이다. ^^ 그림들은 사조별로 골고루 많이 와 있었고, 역시 명작들의 실물은 사진으로만 보는것과 다른 감동을 준다. 책으로 사진으로 많이 봤는데 뭘.. 하고 심드렁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기회가 있을 때 왠만하면 보는것이 좋다. 역시 유명한 마네, 모네,피카소, 등등이 있는데, 다 좋은 그림이고 아름다웠지만 내 눈을 사로잡고, 내 맘에 들어온 그림은 바로 요것. 글쓰는 소년 이다. 미국화가 벤 샨 이1958년에 연필과 목탄으로 그린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