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고,듣고,읽고

(104)
호시 신이치의 쇼트쇼트스토리 전철 타러 가는 길에 책을 안 가져 온 것이 기억이 나 잡지나 하나 살까 싶어 들른 서점에서 3000원이라는 가격에 왕 세일을 하는 호시 신이치의 쇼트쇼트 스토리 시리즈를 발견했다. 심봤다... 라는 심정으로 사제끼기 시작한다. 쇼트쇼트 스토리 , 단편 보다 짧아서 이런 이름이 붙었는데, 짧은 글 안에 있을 것은 다 있다. 좋다는 수식어 다 갖다댈 수 있을만한 유쾌한 글들이나, 그 안에 뭔지 모를 섬뜩함이나, 잠시 생각하게만드는 요소들을 다 갖추었다. 예전에 이솝과 라퐁텐이 동물들로 우화를 써서 인간세상을 풍자하고 조롱했다면, 그는 미래 세계의 이름없는 인물들로 (그의 주인공들은 이니셜로 표기된다) 세상의 모순과 인간심리의 부조리함을 이야기 한다. 호시 신이치(星 新一) 는 일본의 SF소설쟝르를 개척한 ..
오해의 행렬 . 행렬 48시간. 설을 한국에서 지내 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안날 정도로 오래되었다. 금년에는 신정 구정 다 한국에서 보냈다. 역시 명절에 힘든것은 여자들 밖에 없다. 행렬 48시간은 연말 특집으로 해 준 5부작 드라마인데, 부인과 딸이 각자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집밖으로 몰려난 아빠가 겪는 이야기 이다. 신년연휴가 끝나자 마자 판매되는 백화점의 복주머니를 사기위해서는 줄을 서야 하는데, 이 줄은 개점 48시간 전부터 설 수가 있다. 그러다보니 12월 31일부터 1월1일 하루종일 그리고 2일 새벽까지 줄을 서야 하는 광경이 벌이지는데, 그 줄을 선 사람들 중에는 주인공인 호후쿠가 있다. 30년 일 한 회사에서 명퇴권유를 받고, 결혼생활은 권태롭고, 딸은 남친과의 외박을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그런 딸과 아내가 ..
치유의 시간, 영화 내곁에 있어줘. 예전에 누가 내게 "어째서 잘 모르는 나라의 영화들은 다 좋은거지?" 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잘 모르는 나라 라는 표현이 좀 웃기기는 하지만, ^^;; 이란 영화를 보고 그런 말을 했었는데, "고르고 고른 것들밖에 나올 기회를 못 얻으니 그렇지.." 라는 대답을 했더랬다. 이 영화는 몇 년 전에 내가 유일하게 본 싱가폴 영화이다. 2005년에 에릭 쿠 가 만들어 왠만한 영화제 다 돌았고 평도 엄청 좋았다. 영화는 조용하고, 또 조용하고 지루하기도 하다. 그리고 허구와 실제가 같이 존재한다. 허구는 영화에 등장하는 사랑에 상처받고 슬퍼하는 사람들, 그리고 실제는 그 상처를 치유해주는 테레사. 상처받은 그들은 아내가 죽어 혼자 된 노인, 이룰수 없는 짝사랑을 하는 경비원, 그리고 마음이 변한 연인 때문..
변화하는 시대, 검의 대가. 18세기의 유럽은 (동양도 마찬가지 이지만..) 정치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변화의 바람이 무척 세게 불어닥쳤던 시기로, 이른바 근대가 현대로 변화하는 언덕을 넘기 직전의 상태였던것 같다. 이 시기의 마드리드에 중산층 출신의 검술교사가 한 명 있었으니, 주인공이신 하이메 아스타를로아. 나름 화려했던 젊은 날도 있고, 열정적인 사랑도 있었던 그는, 초로의 나이에도 검술을 익히고 공부하고 연구하며, 제자들을 가르치고,주변의 변화를 느끼면서도 자신의 사는 방식을 고수해 나간다. 무엇보다도 명예와 정의를 중요시 여기는 이 매력적인 인물앞에 활짝 핀 장미같은 아름다움을 가진 여인이 한 명 나타나 그는 감정의 혼란을 느끼고, 그녀로 인해 그의 생활이 복잡해 진다. 이 여인,아델라 데 오테로는 하이메와 대척점에 서는 등..
일드,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에 대해 입버릇처럼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고 말했단다. 왜냐하면 아인슈타인은 특정 순간의 우주의 완전한 상태를 알기만 한다면 우주에서 일어날 모든 일을 예측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아인슈타인은 모든 현상이 사전에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결정론을 믿고 있었다고 한다. . 이 드라마는 이런 거부할 수 없는 법칙을 대하는 인간의 마음에 관한 이야기 이다. 10년 전 사라진 민항기, 폭파도 사고도 아니고 그냥 스윽 - 하고 사라져버렸다. 비행기에는 연인도, 동생도, 부모도, 친구도,자식도 타고 있었다. 그 들을 잃어버린 남겨진 사람들은 아픔을 마음속에 꼭꼭집어넣고 10년을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날 그 비행기가 다시 팟! 하고 나타난다. 타고 있던 사람들은 10년..
그들의 일상. 뉴욕 아이러브유 예전에 "사랑해 파리" 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너무 파리와 사랑을 예쁘게 보이려고 하는것 같기도 하고해서 별 재미를 못 느꼈던 기억이있다. "뉴욕 아이러브유"를 접하는 마음도 별 반 다르지 않았지만, 한 가지 주제를 놓고 여러명의 감독의 시선을 볼 수 있는 옴니버스 스타일의 영화를 좋아한다. 이 영화에도 참여한 감독은 11명이란다. 당연히 많은 훌륭한 배우들이 출연하여 정말 즐거운 마음이드는 연기를 보여준다. 내용은 살던지, 방문 했던지해서 현재 뉴욕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꼭 사랑 이야기는 아니다. 그냥 그들의 생활속 한 장면, 한가지 사연을 보여준다. 그 속에서 둥장인물들은 스치기도 하고, 만나기도 하고, 서로의 마음을 다시확인하기도 하고, 비웃기도 한다. 이 영화는 한 가지 에피소드가 ..
아프지 말아요. 휘트니 어제 휘트니 휴스턴의 공연을 다녀왔다. 25년전 그녀가 처음 등장하고 그때쯤 마돈나와 신디로퍼 등등이 등장했을때, 그녀는 다른 여자 가수들 보다 한 1250미터쯤 앞서서 달리고 있는듯 했다. 미국 흑인 연예계의 빵빵한 집안에서 태어나, 교육도 나름 잘 받고, 외모와 실력마저 갖추었으니 그녀의 미래는 아무도 건드릴 수 없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 때쯤 컴백한 티나 터너의 결혼 생활의 아픔같은 것을 절대 겪고 살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게다가 그 당시 찍는 영화마다 비웃음을 당한 마돈나와 달리, 그녀는 영화선정도 잘 했고 연기력도 안정되어, 보디가드 같은 히트상품도 만들어 냈었는데, 어메리카에도 여자팔자 머시기라는 속담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결혼하고 점점 이상해 지시더니 2000년대 들어서는 그..
보이지 않는 그들, 외사경찰 지난해 4분기 일드에서 진의 화려함에 눌려 조용히 지나간 드라마가 하나 있었으니, 와타베 아츠로가 간만에 주연으로 등장하신 외사경찰이다. 공안 중에서도 대테러 방지와 일본내 스파이를 검거하는 조직인 외사경찰은 경찰내 에서도 그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조직이다. 이소 아쿠의 원작을 바탕으로 6부작이다보니 속도도 빠르고 사건도 단순하다. 일본에 잠입한 테러리스트 피쉬를 잡는것. 사건이단순한 만큼 그 깊이는 더 하다. 와타베 아츠로가 분한 스미모토 켄지는 공안이었던 아버지로 인해 어린시절 엄청난 아픔을 겪고 자신도 외사경찰이 되어 가족을 속이고, 주변을 속이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에게는 한 없이 가혹하고 그 때문에 타인의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는 남자이다. 감독의 연출은 푸른빛이 도는 흑백이 주이고, 등장인물..